<머니볼> (베넷 밀러, 2011)

머니볼 엔딩의 브래드 피트 얼굴 클로즈업, 매우 인상적이다. 다시 보면 눈길을 사로잡는다. 아니, 카메라를 이렇게 가까이 할 생각을 하다니. 꼭 클로즈업만 흥미로운 게 아니라 엔딩 장면의 전체적인 카메라 워크가 꽤 재미있다. 이런 결정을 내리는/내려야 하는 감독(or 촬영감독)들도 정말 대단한 것 같고.https://youtu.be/-K4or2Hlbjs

(제 기억에 남아 있네, 이렇게 찍다니 대단하다고 생각한 장면이 몇가지 있다.가령 『 칠드런·오브·맨 』의 추격 장면 같은 것.『 마더 』의 엔딩 장면 같은 것.)사실은<머니볼>엔딩의 감정 및 메시지는 앞에서(영화의 1/3지점에서)한번 선 보인 것의 반복이기는 하지만 결말에 이르고 더욱 깊어졌다.처음 봤을 때는 이름도 모르는 배우였다 죠나·힐의 연기가 눈에 들어온 것도 수확.처음에는 『 그 놈은 누구냐 』으로 알고 보게 되지만 어느새 브래드, 피트와 함께 영화를 이끈다.대화 장면에서 숄(os)의 샷을 거의 쓰지 않은 것도 이번의 감상이고 눈에 띄는 점.거의 모든 미팅 장면에서 완고하게 느껴질 정도로 원 샷을(혹은 os샷을 쓰지 않기를)고수하지만 그에 따라서 인물이 같은 시공간에서 대화한다는 느낌이 없다.오로지 숫자와 계약으로 구성된 프로 야구 세계에서 인물들은 서로 감정적 교류를 하지 않는다.대화 장면에서 유일하게 숄의 샷을 쓴 장면이, 브래드, 피트가 딸과 함께 간 기타점의 장면.남은 감정이 배제된 원 샷 장면과 대비되어 주인공의 감정이 배어 있다.( 덧붙여서 타격 연습장에서 베테랑 타자와 대화 장면 등도 꽤 흥미로운.) 이렇게 문자에서 인물의 감정 상태를 보이고 주는 영화 언어가 재미 있다.

영화가 영화 언어를 말하듯 문학에도 당연히 문학적 언어와 기법이 있다.이를 감지하기 시작할 때 훨씬 재미 있지만 대개 서사, 주제, 캐릭터에 대한 얘기에 멈춰서는 게 유감이다.물론 영화인 문학이다 이렇게 감상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걸리므로 함부로 달려가는 것은 아니다.그리고 어느새” 느낀다”것이 있기 때문에 굳이 분석적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는가.하지만 1년에 1-2편 정도는 “여기까지 “디테일에 보라/ 읽고 싶은 영화와 책이 있다.다 그런 거잖아.우연히 무심코 좋아하게 되어 버린 작품이 태어난다.우리는 특정 작품과의 만남을 그 우연을 소중히 해야 한다.왜냐하면 모든 작품은 상호 참조망 안에 있으니까.특정 작품이 왜 좋은지 정확히 알면 기타 읽지 않은 작품에 대해서도 재미 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( 읽은 사람에게 부탁해서 들을 수 있는)것 같다.다른 평범한 작품과 구별되는 ” 좋은 작품”의 정수는 디테일에(고유의 언어와 기법이며 그것을 잡을 때 더욱 깊고 정확하게 좋아하게 될 것 같다.거기에서 신·현철 평론가들도 자신의 책 제목을 “정확한 사랑의 실험”라며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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